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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_꿈의 숲, 방문자_130.3x162.2cm_캔버스 천 위에 연필, 유채, 2017

● 꿈의 숲, 방문자_ 인터넷으로 수집한 사건의 이미지들을 빈 화면 안에 하나씩 채워 그려나간다. 파편화된 이미지들을 이어붙이듯이 그리다보면 화면은 어느새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공간으로 뒤바뀐다. 그리기를 반복할 수 록 나는 아득한 공간 저 너머를 헤매는 듯한 기분이 든다. 확실히 당신의 주변에 존재하고 있지만, 그저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수집한 후 빈 공간에 이어 붙여 나가며 그린 <꿈의 숲, 방문자>는 수치상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주변의 수많은 이야기들로 둘러싸인 가상의 숲 공간 안에 당신을 초대한다.

이진희_4월 15일_97.0 x 162.2 cm_캔버스 천 위에 연필,유채_2018

● 4월 15일의 형태_ 4월15일, 나는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물면서 물리적으로 잡히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시각적으로 이어붙이는 작업에 대해 구상했다. 1900년 부터 현재까지의 4월 15일에 일어난 사건의 사진이미지를 무작위로 수집하고 2018년 4월 15일, 내가 머물렀던 크로아티아의 풍경을 배경으로 위의 이미지들을 그려나갔다. (2018년 4월 15일, 크로아티아의 어느 소도시에서 깎아내린 절벽과 산기슭을 바라보고 있었다. 1981년 4월 15일 연희자들이 만구대택굿을 연습하고 있다. 1983년 4월 15일 극단의 전위 예술단의 공연 무대가 막이 올랐다.)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이 세계 속에서 한 겨울 입김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사람들은 화면 안에서 춤을 추고 굿을 하고,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다가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거대한 몸집의 새가 이들을 바라본다. 인물에는 표정조차 그려지지 않아 그들이 어떠한 감정상태인지조차 추측할 수가 없다. 그 당시 실제로 내가 머물었던 크로아티아의 풍경과 과거의 신문에서 스크랩된 이미지들이 재조합된 화면은 모호한 수수께끼처럼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이 풍경은 일련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재조합된 이미지들끼리 충돌하며 모호하고 낯설은 분위기만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내가 나의 주변의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는 세상의 실체이기도 한다. 알고자 하는 마음에 샅샅이 그 흔적들을 모아서 펼쳐놓았지만 모든 것이 모호한 상태. 그리고 그 안에서 인물들은 일련의 스토리를 상상하려고 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또 다른 상징적 의미를 획득하려고 한다.

이진희_모래늪_캔버스 천 위에 연필, 유채_72.7x72.7cm_2017